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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간 대비 효과를 의미하는 ‘시성비’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성비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을 최소화하는 효율을 추구하는 개념입니다. 이 시성비는 우리가 일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데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에서, 심지어 사람들을 만나는 관계에서도 쓰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간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계획을 잘 세우고, 틈새 시간을 활용하고, 그리고 여러 콘텐츠를 짧고 빠르게 소비하는 등의 방법이 제시되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시성비를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시성비를 제대로 높일 수 있을까요.

우선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023년 초부터 화두가 된 생성형 인공지능은 많은 보완을 거쳐 두 가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서 크게 기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시작'에 대한 효율과 '실험'에 대한 효율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일을 시작하고자 할 때 기존 양식을 검토하고, 선례를 확인하는 등 일 자체를 시작하기 위한 시간을 많이 써야만 했습니다. 때로는 처음 맡은 일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선뜻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를 '시작 에너지' 라고 하는데, 이 부분을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폭 줄여준 것입니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그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대략적인 아웃라인과 개요 정도는 뽑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어느 정도 내용이 갖춰진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면 일에 대한 시작 에너지뿐만 아니라 업무시간 자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한편 과거에는 어떤 기획에 따라 대략적인 실행을 하려고 할 때 A안과 B안 중 어떤 것이 효과가 좋은지 'AB 테스트'를 한다면 A안과 B안을 구체화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에 대한 광고 기획안을 수립했다고 할 때, A안과 B안에 대한 대략적인 콘티와 제작물이 나와야 소비자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AB 테스트를 할 때 가안을 만드는 데에만 일주일 넘게 소요되었고, 소비자 테스트까지 마무리하는 데에 빨라야 2주는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가안을 만드는 데에 하루면 충분하고, 소비자 테스트까지 일주일이면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각종 보고서를 다듬고 PPT를 만드는 등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비효율적인 일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 시간도 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한국딜로이트그룹이 글로벌 기업 CEO 104명과 아시아태평양 기업 소속 CFO 2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CEO와 AP CFO들이 말하는 2024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주요 경영진의 96%는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시성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생성형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초반 학습 시간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초반 학습 시간을 투자하면 향후 얻게 될 시성비는 훨씬 높게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시성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협업툴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이나 업무 환경에서 시간을 많이 쓰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상호간 업무파악을 위한 소통이나 회의 등입니다. 물론 여러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자 맡은 일을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자주 회의를 함으로써 일을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런 업무 파악 및 회의가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거나 회의 자체가 길어지는 경우 불필요한 야근이나 잔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게다가 원격 근무나 재택근무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팀원들끼리의 소통도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협업툴은 이런 문제를 크게 해소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협업툴이란 업무현황 및 일정 공유, 목표달성 체크, 프로젝트 관리, 메신저, 화상회의 연동 등 업무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하나의 툴에서 통합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협업툴은 팀원들 간의 소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하여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합니다. 특히, 협업툴은 장소와 상관없이 온라인에서 효율적인 협업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은 다양한 기기에서 접근할 수 있고, 실시간 자료 공유와 편집이 가능해 시성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 워크스페이스나 마이크로소프트 365는 협업툴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대표적인 협업툴인 슬랙 역시 많은 기업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협업툴을 통한 소통과 업무 관리는 시간 효율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계획적인 사람들도 협업툴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면서 관리형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성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을 역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쇼핑을 하거나 업무를 할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정보 탐색'입니다. 즉, 우리가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활동이 바로 검색인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검색을 하다 보면 불필요한 정보를 접하거나 의도치 않은 정보를 보게 됨으로써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알아차리기 어려워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검색 효율이 떨어집니다. 이럴 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러 포털과 소셜 미디어 등의 알고리즘입니다. 이들의 알고리즘은 우리의 평소 검색 패턴과 검색 키워드 등을 수집해서 개인화된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렇게 개인화된 추천 정보가 검색을 통해 알아내는 정보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검색했던 제품과 연계해 광고를 띄워주는 쿠팡이나 평소 즐겨 보던 영화와 드라마의 속성을 캐치해 나에게 알맞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넷플릭스가 있습니다.

이런 알고리즘을 역이용하면 우리가 여러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때 새로 정보를 검색하는 수고와 시간을 덜게 됩니다. 즉, 내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있다면 포털과 소셜 미디어 등에서 그 제품과 관련된 키워드를 미리 입력해두고 의도적인 검색을 해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나의 관심사에 맞는 제품 광고를 역으로 제안 받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아이디어 제품을 소개받음으로써 일상의 효율을 높여주는 신제품을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에 대한 효율을 높이면 시간을 들인 효과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점은 효율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빨리 소비하고, 빨리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리면 그 안에서 추구해야 할 퀄리티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상에서든 업무 환경에서든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는 제대로 설정해두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을 줄이는 것에 시성비 라는 개념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시성비를 통해 얻어지게 된 여유 시간은 또 다른 일상과 업무에 투자해 앞으로의 시성비를 확보하는 선순환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